마에스트라 성시연, 경기 필하모닉과 6년 만에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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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6년 만에 국내 연주회를 갖는 마에스트라 성시연.
오클랜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최초의 여성 수석 객원 지휘자인 성시연 씨가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다시 만난다. 협연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이달 22일과 23일 이틀간 각각 경기아트센터 대극장과 롯데콘서트홀에서 성시연 지휘의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을 무대에 올린다.

마에스트라 성시연은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를 객원 지휘, 세계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재림교인 지휘자. 경기 필하모닉의 전임 예술감독으로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그는 2017년 고별무대 이후 6년 만에 호흡을 맞춘다.

이번 무대는 특히 ‘말러 스페셜리스트’인 성시연 지휘자의 탁월한 해석이 기대된다. 그는 말러 지휘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경기 필하모닉 예술감독 취임음악회에서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연주해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또한 경기 필하모닉과 말러 <교향곡 5번> 음반을 데카 레이블에서 발매하기도 했다.

말러 교향곡 6번은 ‘비극적’이라는 표제처럼 전반적으로 무겁고 우울하다. 많은 종류의 악기를 사용해 감정을 표현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채찍, 해머 등 10여 종의 타악기로 다채로운 음향효과를 만들어 낸다. 이 작품은 악장 순서에 대해 지휘자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말러가 지휘한 초연과 출판된 악보의 악장 순서가 달랐기 때문. 경기 필하모닉에 따르면 성시연 지휘자는 이번 공연에서 2악장 안단테, 3악장 스케르초 순서로 곡을 진행한다.

성시연 지휘자는 공연에 앞서 “제가 경기 필하모닉과 말러 교향곡으로 첫 호흡을 맞췄으니 다시 만나면 꼭 말러를 연주하고 싶었다. 이제 시간이 흘러 서로 성숙해지고 연륜도 더해졌기 때문에 어떤 연주가 나올지 너무 궁금하다. 말러의 그림자까지 표현할 수 있는 연주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시연 지휘자는 영남합회 춘양지구 부천동교회 성낙하 장로의 딸로 부산에서 태어났다. 4세 때 피아노를 시작한 뒤 서울예고 졸업 후 스위스 취리히음대로 유학을 갔으나 오른쪽 팔과 손목에 근육통이 생겨 피아니스트의 길을 포기했다. 하지만 1998년 빌헬름 푸르트벵글러가 연주한 브람스 교향곡 제4번을 DVD로 보고 지휘로 전공을 바꾸었으며, 롤프 로이터에게 본격적으로 지휘를 배웠다.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지휘를 전공했다.  

2002년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로 데뷔한 이후 2006년 ‘게오르그 솔티 국제지휘콩쿠르’ 우승에 이어 2007년 제2회 말러 국제지휘콩쿠르에서 1위없는 2위를 차지하는 등 ‘동양인 최초의 여성지휘자’라는 수식어와 함께 세계 음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2014년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겸 예술단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국공립 오케스트라 사상 첫 여성단장 겸 상임지휘자로 큰 화제를 모았다. “정명훈 이후 한국 클래식의 희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