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으로 주민들에 시설 개방한 동두천교회

761

동두천교회는 리모델링으로 정원과 테라스, 체육시설 등을 조성하고,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지난 8일 정오. 서중한합회 동두천교회(담임목사 박희만)에 성도들과 함께 이웃주민이 옹기종기를 모여 앉았다. 시의원과 통장 등 지역사회의 봉사자들도 눈에 띈다.

동두천교회는 이날 ‘교회를 주민에게’ 개방하는 행사를 열었다. 최근 새 단장한 정원과 테라스, 체육시설을 이웃과 공유하는 자리다. 리모델링을 통해 교회 일부를 탁구대, 당구대, 골프 퍼팅장 등을 갖춘 누구라도 오고 싶고, 즐기고 싶은 공간으로 꾸몄다. 성도들은 이곳을 ‘헤세드 가든’이라고 이름 붙였다.

사실 일선 교회나 시설의 리모델링이 특별한 소식은 아니다. 어느 교회나 낡고 부서지면 고치고 수리한다. 오래된 것은 새 것으로 바꾼다. 칙칙한 구태를 벗기고 깨끗하게 새 옷을 입힌다. 기존 건물의 구조적·기능적·미관적·환경적 성능이나 에너지 성능을 개선해 쾌적성과 건강을 향상시킨다. 건물이 지닌 가치를 상승시키고, 예배를 위한 활용성을 높인다.

동두천교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교회의 사례는 특별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들이닥친 위기를 엄청난 기회로 반전시켰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을 시작할 즈음이었어요. 코로나19가 사회 곳곳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죠. 교회의 선교활동도 옴짝달싹 못 할 정도로 위축됐어요. 하지만 우리 교회 성도들은 달랐습니다. 오히려 ‘때는 이때다!’ 싶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그간 계획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착수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성도들은 매일 성전 공사를 이어갔다. 필요한 비용과 자금도 저마다 자원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헌신했다. 설계부터 완공까지 성도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벽을 세우고, 바닥을 칠하며 오직 자신들의 힘으로 처리해나갔다. 매일 새벽마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공동체가 되도록 마음모아 기도했다.

이들의 합력은 마치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사도행전 2:42)썼다는 초대 교회의 모습을 닮아 있었다. 그렇게 240여 일 동안, 8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동두천교회는 새롭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박희만 목사는 “만약 일반적 건축업자에게 공사를 맡겼더라면 족히 3억5000만원 내외의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며 “오직 우리 성도들의 헌신과 연합으로 이뤄낸 결과다. 변화에 대한 절실함이 가져다준 아름다운 열매이며 기쁨의 선물”이라고 소개했다.


리모델링으로 주민들에 시설 개방한 동두천교회

■ 낡음에서 새로움으로 … 구태에서 신선함으로
동두천교회는 1993년에 신축했다. 당시에는 최선을 다해 정성을 들여 지은 건물이다. 그러나 3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며 곳곳이 낡고 헐었다. 빛이 바래고 누추해지며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다. 성도들은 먼지 속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이를 걷어냈다. 손길에는 주저함이나 거침이 없었다.

성도들은 교회를 단장하기 전, 마음부터 정화했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가진 것을 움켜쥐고, 제자리를 고집하는 구태에서 벗어나는 작업이었다. 함께 나누고 뜻을 모아 새로운 정신이 가져다주는 신선함으로 나아갔다. 구성원 모두가 은혜의 경험을 나누고, 감사를 표현하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기꺼이 호주머니를 털어 자재 구입 대금으로 헌금했다. 연장이나 물건들도 자기 집에서 가장 아끼고 좋은 것들을 가져와 꾸몄다. 특히 발암물질이 많다는 석면텍스를 제거하고, 향나무 우드스톤으로 교체해 신선함을 더했다. 자모방을 만들고, 어린이 예배실과 학생청년관을 신설했다. 소예배실도 정비했다. 그러자 쇠퇴하고 노쇠한 듯 했던 이미지는 ‘젊은이를 위한 교회’라는 인식으로 바뀌었다.  

박희만 목사는 “모두가 내일을 바라보며 미래를 향했다. 교회가 젊어지니 교인들도 젊어졌다. 아이들이 좋아하며 뛰놀고, 청소년들이 기뻐하는 교회로 변모했다. 리모델링 작업은 힘들고 어려운 게 아니라, 순조롭고 즐겁고 보람 있는 일이 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리모델링으로 주민들에 시설 개방한 동두천교회

■ 희망을 넘어 기적으로 … 쇠퇴에서 젊음의 미래로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교회 내부 단장은 가능했지만, 외부가 고민이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게다가 교회입구는 땅주인이 따로 있었다. 오랜 기간 방치해 놓은 컨테이너는 녹슬고 찌그러져 마치 쓰레기장에 들어선 느낌이었다. 사유지인데다, 교회가 마음대로 손을 댈 수 있는 부분도 아니어서 선뜻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리모델링으로 탄력을 받은 성도들이 합심기도를 시작했다. 그리고 머잖아 주인과 접촉해 깨끗이 정돈한 후 정원으로 꾸밀 수 있도록 허락받았다. 컨테이너를 옮겨 예쁘게 도색하고, 흙을 퍼 날라 언덕을 만들었다. 황무지 같던 곳에 푸른 잔디를 입히고, 나무를 심고, 화산을 꽃을 심었다. 모두 성도들이 자신의 뜰에서 옮겨 심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교회의 공간을 지역사회에 개방해 주민과 공유하고, 돌려준다는 뜻을 확고하게 세웠다. 동두천교회의 리모델링이 다른 교회와 확연히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그래서 기존의 낡고 허름했던 벽에 색을 칠하고, 테라스를 조성했다. 식당을 식당답게 꾸몄다. 구석의 어둡고 효용성이 낮던 방을 깨끗하게 정돈해 탁구대와 당구대를 들여 놓았다. 간이 골프 퍼팅 코스와 작은 분수도 만들었다.


리모델링으로 주민들에 시설 개방한 동두천교회

■ 문턱 낮추고, 지역사회  ‘사랑방’ 같은 역할
사회학자들은 코로나19 사태는 일상의 행동패턴에 대단히 큰 변화를 일으켰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멀리 가지 않고 자기 주변의 가까운 곳에서 편안하게 생활의 편의를 도모하는 경향성이 짙어졌다고 강조한다. 그런 맥락에서 교회의 시설물을 주민에게 개방하고, 문턱을 낮춘 동두천교회의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교회가 단순히 예배만 드리는 곳이 아닌, 이웃과 함께 하는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게 됐다. 굳이 오라고 손짓하지 않아도, 자기 발로 찾아오고 싶도록 매력적이고 안락한 환경을 갖췄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예배가 일시 중단되고, 각종 선교활동이 위축됐지만, 오히려 외연을 확장하면서 도전을 기회로 전환했다. 재림교회가 마을에 없어서는 안 될 ‘가까운 존재’로 자리 잡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희만 목사는 “사실 헌 집 고치는 일이 여간 어려운가?”라고 반문하며 “그러나 우리 교회 성도들은 연합하여 이 일을 성공적으로 이뤘다. 단순히 우리의 만족이나 기쁨에 그치지 않고, 이웃에게 사랑과 교류를 불어넣었다. 그것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우리는 교회의 변화가 사람들의 마음에 변화를 가져오는 기적을 꿈꾼다”고 말했다.

동두천교회의 ‘헤세드 가든’에서는 오늘도 그 희망의 꽃이 피고 있다. 그런 기적을 연출하시는 하나님과 동역하는 현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