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미션 어게인] ‘고립 사회’ 지금, 교회의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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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단절이 심화한 가운데, 가정봉사부장들은 ‘관계 증진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대전 산성동교회의 감화력사업 장면.
코로나19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며 우리 사회에서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고립감을 느끼는 이들의 비율이 급격히 증가했다. 그만큼 우울감을 호소하는 계층도 늘었다. 선뜻 마음을 털어놓고 대화할 상대가 없고, 아파도 도움을 청할 대상이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런 때,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점점 심화하는 단절 사회에서 고립감을 느끼는 현대인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나눔의 손길을 뻗기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어떤 사역을 해야 할까. <재림마을 뉴스센터>는 한국연합회를 비롯한 전국 5개 합회 가정봉사부장들과 이 시대, 재림교회와 성도들의 사회적 역할 증진을 위한 방안을 물었다.

이에 가정봉사부장들은 지역사회 및 주민과의 ‘관계 증진 활동’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지속성과 자발성을 사역의 핵심으로 강조했다.

가정봉사부장들은 “물론 도시와 농어촌 등 지역의 차이, 교회의 인력 구성과 규모, 자금동원력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겠지만 요즘 교계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골목교회’나 ‘마을목회’ 등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조손가구 등 취약계층의 생일을 챙기거나 정기적으로 방문해 음식(반찬)을 나누면서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활동이 대표적이다.

충청합회 정순애 부장은 대전 유성교회의 사례를 예로 들며 “감염이 한창 유행하던 시기, 교회 주변 가정을 방문하며 격려와 용기의 메시지를 적은 손편지와 함께 삼육콩국, 마스크 등의 선물을 담은 ‘마음박스’를 전달했다. 교회 앞마당에서 성도들이 직접 구운 빵을 나눠주며 봉사하기도 했다. 이후 교회와 주민 간 관계가 상당히 좋아졌다”며 선교전략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평소에도 친근하게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 설교, 찬양동영상을 공유하고, 양서를 선물하면서 관심을 나누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 서로 신뢰가 형성되면 기도회, 나들이 등 교회가 주관하는 행사에 초청하고, 점차 소그룹이나 명품인생학교 등으로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중한합회 전영숙 부장은 “취약계층뿐 아니라 점차 증가하는 1인 가구의 고립감 해소를 위한 사역을 연구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업 때문에 다른 지역에 가 있는 학생들을 챙겨주자 당사자는 물론, 그들의 부모도 매우 고마워하는 모습을 본 적 있다. 감화력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아기두유 지원’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며 ‘맞춤형 봉사’를 소개했다.

■ ‘마을지도자 만들기 프로젝트’ 고려해 볼 만  
정신적, 정서적 지원의 필요성도 대두됐다. 영남합회 임혜선 부장은 “물질적 도움과 정신적 지지 활동 중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단정 지을 순 없다. 그러나 단절 사회에서 정서적 지원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의 활동이 너무 물질적인 부분을 강조하거나 치우쳐있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션 어게인 – ‘고립 사회’ 지금, 교회의 역할은?
실제로 교계에서는 경제적 자립과 신체 및 의료지원 서비스 외에도 ‘고독 방지를 위한 마음검진’ ‘이야기를 나누는 이동식 상담센터’ ‘쪽방촌 차 배달’ ‘이동목욕 봉사’ 등 외로움을 해소하고 사회관계망 형성을 돕기 위한 심리적 지원 활동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아울러 교회를 지역커뮤니티센터로 개방하거나 주민 대상 문화행사 및 세미나 개최 등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부대 활동을 기획해 관계전도에 나서고 있다.

호남합회 임광숙 부장은 “재림성도가 사회의 지도자가 되어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일도 중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그는 “예를 들어 시골 마을의 이장이 교인이면 지역사회-주민-지방자치단체 기관과의 연계가 매우 용이하다. 그 위치에서 봉사할 수 있는 부분이 꽤 많다. 그가 신뢰할 수 있는 마을지도자가 된다면 전도에 매우 유익할 것”이라며 ‘마을지도자 만들기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굳이 사회적 영향력이 막대한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밀착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관리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

전영숙 부장도 동의했다. 그는 “고립감을 느끼는 이들과 긍정적 관계를 맺는 동시에 그들의 현실적 필요를 채워주는 일을 병행해야 한다. 그래서 교회가 전적으로 맡아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면서 지역 커뮤니티와 연결하거나 마을공동체사업 수주 등 민과 관의 협업 시스템 구축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 단발성 아닌 지속성 담보해야 … 관련 교육도 필요
유의사항도 있다. 무엇보다 지속성을 담보해야 한다. 동중한합회 박선경 부장은 “짧게 해보고 중단할 거라면 차라리 아예 시작도 안 하는 게 낫다. 섣불리 시도하면 얼마 가지 않아 지친다. 상대의 마음을 열어야 하는 사역이다. 때문에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자발성도 중요하다. 개인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성도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 활동이 단순한 봉사를 넘어 선교사역이라는 인식을 갖고, 책임감 있게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 연장선에서 목회자 주도가 아닌, 교회 구성원 주도의 활동이 되어야 한다. 목회자 중심의 사업으로 진행하다 보면, 인사이동 후 사그라들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구역과 활동을 정해야 한다. 자칫 과욕을 부리다가는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 등 관련 법을 준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위해 시청이나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과 협력하는 것이 좋다. 수혜 대상자가 수치심이 들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한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상대가 거부감이 든다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선행이 결국 전도를 위한 행위라는 인상을 최소화하는 것도 가급적 유념해야 한다.

봉사인력에 대한 전문화 교육도 필요하다. 전영숙 부장은 “사람을 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관련 지식과 숙련도가 요구된다. 결핍을 느끼는 부분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준비가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교육이 필수”라며 “단절 사회에서의 관계 맺기 전도는 이 시대에 반드시 해야 하는 사역이다.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 그만큼 사역의 필요성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