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김지혜의 interview-e] 성경 150번 읽은 임규정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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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150번이나 통독한 임규정 집사는 “말씀 읽는 일이 특별하게 여겨지지 않길 바린다”라고 말했다.

12년 동안 성경을 150번이나 읽은 이가 있다. 대성숲교회에 다니는 임규정 집사다. 그는 장로교회에서 재림교회로 개혁한 어머니와 함께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한때 삼육대 신학과에 지망할 마음이 있을 정도로 신앙에 진심이었다. 그러나 목회의 꿈을 접었다. 지금 돌아보니 하나님이란 분을 알지도 못한 채 그저 교회 생활, 종교활동만 열심히 했던 게 아닌가 싶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아예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문제였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확실히 하나님을 보고 교회에 다닌 게 아니라 사람이 좋아서, 그저 사람을 보며 교회를 왔다갔다한 것 같다. 

그렇게 교회를 떠나 27년간 하나님을 등지고 살았다. 이런저런 사업을 하며 어마어마한 성공을 여러 번 거뒀다. 그러나 네 번이나 크게 부도를 당해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쓴 경험을 하기도 했다. 

“잘 될 때는 한없이 잘되던 사업이 안될 때는 어떻게 해도 안 되더군요. 돌아보니 제가 잘나서 성공한 게 아니라는 걸 하나님께서 알려주시려고 한 것 같아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빚을 졌고 한 달 이자만 700만 원에 달했죠. 어릴 때 신앙을 가졌던 사람으로서 자살할 용기가 없어 버티는 것밖에 할 일이 없었습니다”


김지혜의 interview-e – 성경 150번 읽은 임규정 집사

 

날마다 울며 ‘이렇게는 못 살겠다’ 싶어 교회를 찾았다. 한두 달간 교회를 다니는데도 하나님이 계신 건지 도무지 믿기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계신 것을 어떻게 믿냐고 물어봐도 속시원한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너무 답답했다. 그렇다면 교회에서 기도하는 게 염불이나 주문을 외는 것과 뭐가 다른지 회의감마저 들었다. 일상생활도, 신앙생활도 꽉 막힌 상태였다. 그러던 중 연말 마니또 행사에서 성경책을 선물받았다.  

“아침부터 빚쟁이가 찾아오는 바람에 차를 끌고 나가 망우산 주차장에서 성경을 읽었습니다. 생라면으로 허기를 달래고 불빛을 비춰가며 밤늦도록 성경만 읽었죠. 저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이 들면 수십 번에서 백 번까지 읽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성경은 읽히지 않았어요”

그의 마음에는 미움과 원망, 불안, 걱정만 가득했다. 그런데 성경을 여섯 번 읽고 나서야 마치 마른 수건이 물을 빨아들이듯 말씀이 마음 깊이 박히기 시작했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나를 지으셨고 인도하신다’는 사실이 믿어지면서 어머니가 말씀하신 것처럼 ‘말씀이 곧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 하나님을 알고 믿어 찾는 자에게는 영생을 선물로 주신다는 약속에 펑펑 울었다. 


■ 성경 읽는 것은 곧 하나님을 만나는 일

일곱 번째부터 놀라운 속도로 완독 횟수가 늘어났다. 그러고 11년8개월 만에 성경을 무려 150번이나 읽게 됐다, 그는 “성경을 읽으니 미움이 사라졌다”라고 고백했다. 진리 가운데 평안을 누릴 수 있다는 것 또한 성경을 계속 읽게 하는 힘이다.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성경 읽는 일을 밥 먹는 일처럼 당연한 일로 생각하고 시간을 배분하며 살고 있다.

성경을 꾸준히 읽을 수 있는 비결을 물었다. 그랬더니 “로또 1등에 당첨된 종이를 갖고 있다면 그 종이를 버릴 수 있겠나?”라고 되묻는다. 그는 “영원한 생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은혜와 축복의 말씀을 어떻게 가볍게 여길 수 있나. 말씀을 가벼이 여기지 않으면 매일 읽을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150번이나 읽은 이답게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그리고 “하나님이 말씀이시라는 사실, 그래서 말씀이 곧 구원이고 생명이라는 사실은 말씀을 읽어야만 믿어진다.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예수님을 계속해서 만난다는 것이고 그분에게로 점점 이끌려 그분을 내 삶의 주인으로 모시는 방법”이라며 “하루를 읽지 않으면 삼일을 안 읽게 되고, 삼일을 안 읽으면 한 달을 안 읽게 되니 매일 한 절이라도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라고 했다.  


김지혜의 interview-e – 성경 150번 읽은 임규정 집사

 

■ 말씀 속에 계신 하나님을 만나면

그는 말씀을 읽으며 하나님을 만나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것을 생각하면 그분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한다. 기도할 때도 내 생각 너머에 계신 하나님의 영역에 감히 침범할 수가 없어 말수가 줄어든단다. 

신앙이 기쁘지 않고 매일의 삶이 답답하다면, 본인의 믿음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나는 ‘오늘’만 산다. ‘오늘’을 주심에 감사하고 주신 ‘오늘’을 행복하게 사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이다. 이 땅에서 천국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진짜 천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할 리 없지 않은가?”라며 집에서, 학교에서, 일터에서 천국을 경험하는 삶을 살기 위해 말씀이신 하나님을 매일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제가 성경을 많이 읽었다고 하니 여기저기서 간증을 부탁받는데 성경 읽는 것에 관심이 없는 이들이라면 아무리 사람이 많이 모여 있더라도 의미 없다고 생각해 거의 거절합니다. 하지만 말씀을 사모하는 마음이 간절한 분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몇 명이 앉아 있든 가야겠지요”

아무리 믿음 좋은 부모님, 죽고 못사는 가족의 도움이 있어도 구원은 받을 수가 없다고, 구원은 나와 하나님의 개인적인 관계로 이뤄지는 은혜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리고 “‘진리에서 자유롭다’는 말은 형식이나 절차, 모양에 얽매이는 게 아니다. 하나님이 바라시는 우리의 모습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가장 좋은 모습으로 그분 앞에 서고 싶을 것이며 매일 그분과 교제함으로 그분을 기쁘게 하고자 할 것”이라고 말한다. 

살아 있는 동안 그분을 끊임없이 만나는 게 인생의 가장 큰 목표이자 계획이라는 그의 마지막 말의 여운이 길다. 

“말씀이신 하나님을 떠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라도 있다면, 그때는 말씀 읽기를 멈출 생각입니다. ‘말씀 읽는 것’이 교인들에게 특별한 일로 여겨지지 않길 간절히 바랍니다”


김지혜의 interview-e – 성경 150번 읽은 임규정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