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섭 전 원장, 삼육서울병원에 건축기금 1억원 ‘선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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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섭 전 원장은 삼육서울병원을 떠나며 신관 건축기금 1억 원을 쾌척했다.
12년 간의 직임을 뒤로 하고 떠나는 최명섭 전 병원장은 지난 26일 열린 삼육서울병원장 이·취임식 현장에서 신관 건축을 위해 1억 원을 선뜻 희사했다.

인센티브 등 그동안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푼 두푼 모은 돈이다. 재임 기간 중 두 번째 발전기금 기부였다.

그는 “신관 건물을 짓지 못한 채 떠나는 게 개인적으로는 아쉽지만, 병원에 대한 나의 마음을 담은 것”이라며 “나는 이제 떠나지만, 빠른 시일 내에 건축이 진행되어 병원이 더욱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회한이 묻어 있었다.

“1964년 중학교를 졸업하고, 1967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당시 서울위생병원에 근무하던 의사와 간호사 선생님들의 하얀 가운을 보면서 마치 ‘천사’를 보는 듯했습니다. 인생의 별다른 목표도 없이 살던 저는 그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면서 비로소 ‘나도 저런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매일 새벽 배봉산자락에 올라 하나님께 서원하며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의 간구를 들으셨고, 저를 이 병원으로 부르셨습니다”

2008년, 그는 고 김광두 목사의 후임으로 삼육서울병원장에 부름받았다. 전임 병원장의 유고와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 있던 혼란스런 때다. 이후 그는 “불러주신 하나님께 충성하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 일했다.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가정이요 집이라 여기며 밤낮없이 헌신했다.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의 마음으로 시간을 쪼개 바삐 움직이며 쉼 없이 달렸다. 적어도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직원들이 걱정하거나 고통을 겪게 하지는 않겠다고 결심했다. 병원의 발전이야말로 자신이 하나님과 직원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봉사라고 생각했다.


최명섭 전 원장, 삼육서울병원에 건축기금 1억원 ‘선뜻’

실제로 그는 재임 기간동안 남다른 열정으로 임했다. 의료선교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생활의학연구소를 완공해 새로운 경쟁력을 갖췄고, 위암수술 등 각종 중증질환 치료에서 어느 유명 대형병원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성적을 거뒀다. 이를 기반으로 정부가 주관하는 주요 진료 적정성 평가와 지표에서 1등급을 획득해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실력을 인정받았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철저한 모니터링과 의료의 질 관리로 정확하고 신속한 진료서비스를 제공했으며, 합회 총회나 전국 규모 대형 행사가 있으면 어김없이 현장을 찾아 종합검진 등 ‘세일즈’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국민안심병원’ 1호에 선정되며, 환자와 보호자의 신뢰를 높이는 등 질적 양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2014년부터는 삼육부산병원의 병원장을 겸임하면서 양 병원의 발전을 쌍끌이했다.

정들었던 동료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네던 그가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정을 살피듯 병원을 돌봤지만, 그렇게 앞만 보고 뛰어오다 보니 놓친 것도 적지 않다고 되돌아봤다. 무엇보다 함께 일한 직원들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준 일이 많았다며 “부족한 저를 너그러이 용서해 달라”며 이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당부의 메시지를 건넸다.

“누가 뭐래도 삼육서울병원은 의료선교 기관입니다. 설립목적과 우리에게 주어진 영적 사명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초창기 의료선교사로 헌신했던 러셀 박사와 류제한 박사의 정신을 잊지 말길 특별히 부탁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정체성이며, 이 병원의 터전이자 존재 이유입니다. 그리고 시대적 흐름을 놓치지 않고, 앞서 나가길 바랍니다. 어려운 순간마다 저를 믿어주고 묵묵히 따라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최명섭 전 원장, 삼육서울병원에 건축기금 1억원 ‘선뜻’

삼육서울병원은 육신의 질병뿐 아니라, 영혼의 상처도 함께 치료하는 곳이 되길 기원했다. 환자들을 만나는 모든 순간이 하나님을 소개하고, 만날 수 있는 기회임을 강조했다. 모든 직원이 그리스도의 정신을 소유하고, 신앙과 영성으로 하나 되는 병원이 되길 기대했다. 그것이 전인적 의료선교기관으로서 본연의 사명이자 정체성임을 되새겼다.    

그가 마지막 인사를 하는 사이, 직원들은 강당 앞부터 현관까지 길게 줄지어 환송했다. 그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일일이 맞잡으며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 자신 때문에 고생 많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직원들은 손을 내저으며 “원장님의 진심을 안다”고 했다.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망우로 82번지에서 써내려간 최명섭 병원장의 12년 사역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그 사이 병원은 서울위생병원에서 ‘삼육서울병원’으로 이름을 바꿨고, 한때 극심한 경영악화에 시달리며 위기설이 떠돌던 매출은 지난해 기준 1100억 시대를 여는 등 국내 상위 15% 종합병원에 포함되는 가시적 실적을 거뒀다. 언젠가 삼육서울병원 신관이 들어서는 날, 그가 떠난 자리에 의료선교 발전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았던 그의 이름이 반짝이며 빛날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