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오피니언] 팬데믹 위기 상황에서 교회의 공공성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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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호 교수는 재림교회가 추구하는 공공성은 세계 교회 시스템이라는 범지구적 공공성(worldwide global publicness)을 일컫는다고 강조한다.

장병호(삼육대 신학과 명예교수)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재림교회의 위기는 사실상 세계인이 경험하고 있는 일반적이고도 물리적인 위기와는 그 양상과 차원이 다르다. 팬데믹이 국가의 지도력과 정치적 방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한 나라의 붕괴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이에 비해 자발적 신앙심으로 형성된 비영리 목적의 일원화 된 종교단체 중 하나인 재림교회는 그 형편이 사뭇 다르다. 마치 경제위기가 오면 제일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이 의식주이지만 사회와 문화면은 후 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스포츠, 영화감상, 음악회, 공동체의 각종 친교 모임 등이 축소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이 종교활동이나 신앙 행위를 인간의 본질적인 삶의 일환으로 보지 않는 경향은 이 때문으로 생각된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미국의 전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는 “교회는 필수적”(essential)이라고 말하므로 셧다운이나 교회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재고하고 존중하려 했다. 

흔히 인간을 지성적 동물(Homo Sapiens)임과 동시에 종교적 동물(Homo Religius)이라고 말한다[동물 용어는 일반 용어임]. 안타깝게도 코로나19 사태가 가져다준 예상치 못한 상황은 이런 인간의 본질이나 실존 가치에 대한 보편적 사고가 삶의 영역에서 점차 변질영향을 미쳐 도리어 무신론이나 불가지론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처럼 보여왔다.

 

그동안 한국기독교회는 그리스도 초림의 목적(눅 4:18, 19; 눅 19:10; 마 20:28)과 초대교회의 설립 목적(마 28:18, 19; 행 1:8)과는 다른 방향(행 6:1, 2)으로 교회를 운영해 왔다. 그나마 세계적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많은 교회의 지도자들이 일관되게 교회의 공공성(publicness)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반성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동안 한국개신교회는 기복신앙문화의 연장선상에서 물질주의와 성장주의로 흐르고 있었다. 그리스도인 개개인의 부와 번영이 신앙과 비례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개개인의 번영이 기독교 신앙의 핵심 가치로 인식되고 말았다. 팬데믹 위기로 교인들이 감소하고 교회의 재정 사정이 열악해지면서 그동안 교회와 신자 개인의 사익에 이용된 기독교의 보편적 진리가 이제는 조금씩 본연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의 세속사회에 교회는 여전히 존재할 필요가 있으며, 교회의 사유화와 지방 교회의 자치제가 공공성 조직과 기관이라는 인식으로 다소 수정되어 가는 듯 보이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다.

■ 팬데믹으로 돌아보는 재림교회의 공공성 사명

재림교회가 추구하는 공공성은 개교회 중심의 개신교회나 여타 종교단체와는 달리 세계교회 시스템이라는 범지구적 공공성(worldwide global publicness), 곧 “모든 나라에 영원한 복음과 하나님의 계명을 전한다는 것”에 그 존재와 운영의 기반을 두고 있다. 이 공공성은 세계교회로서의 세계선교(world mission) 사명을 완수하는 일에 있으며, 이 사명은 헌장과 정관이라는 법적 기반과 틀 안에서 작동한다.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우려해 온 것 중 하나는 재림교회의 선교 공공성이 지나치게 개별화, 개인화, 개교회화 되어가려는 경향이다. 이것은 재림교회가 가장 경계하는 개교회주의(個敎會主義)이며 부지불식간 이에 동화되어 세계교회(world church)로서의 차별적 공공 선교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위기일 수 있다. 

개교회주의는 교회의 인적 물적 자원을 개교회가 관리하고 집행하는 정책과 사상을 말한다. 개교회주의는 일단의 개신교회가 견지해 온 정책으로 재림교회의 직원회에 해당하는 당회(堂會)라는 법적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각 교회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형태를 말한다. 재림교회는 비록 개교회가 직원회와 이를 구성하는 총회(이전 사무회)가 있지만 모든 교회의 운영권이 세계교회의 선교질서를 규정하는 법적 틀 안에서 일체감을 가지고 조화롭게 행사된다. 각각의 지역교회의 운영권은 합회, 대회(conference/mission/field)의 행정위원회와 정기적으로 열리는 총회에 있다. 

산하 지역교회는 교회의 조직과 해산, 목회자의 인사, 급료, 상벌, 교회 재산의 구입과 관리, 종교법인 설립, 개 교회의 재정감사, 교회운영 형태 등 사실상 운영의 주체가 차 상위기관이다. 이런 조직 형태를 가지게 된 것은 복음을 “온 세상에” (행 1:8) 전하기 위한 세계선교라는 공공성을 실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어쩌면 재림교회의 신자와 지도자들이 교회, 곧 교단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세계교회의 선교 질서를 존중하는지를 시험하는 중대한 신앙환경을 조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교회, 합회, 연합회, 대총회(지회포함)로 구성된 교단의 범세계적 선교 질서의 법적 틀을 벗어나려는 듯한 분위기는 어쩌면 지역교회의 선교환경을 훼손시킬 수 있다. 지도자의 총명한 개인적인 구상이나 운영 방법 모색이 바람직하게 보일 수 있지만 대총회의 법적 틀과 조화가 이뤄지는지를 항시 점검하고 상의해 볼 필요가 있다. 

재림교회 고유의 조직질서인 대의제, 영토주의, 총회 제도의 경시 풍조나 코로나와 AI시대를 빙자한 비대면 선호 문화의 무분별적 고양, 대총회가 인정하지 않은 인터넷교회의 등장, 시니어 성도들의 아날로그형 신앙 전통에 급격한 디지털화 신앙문화 도입과 적용 등이 재림교회의 공공성 세계교회의 조직 질서를 재림교회의 선교 공공질서가 행여나 팬데믹 상황으로 개교회주의와 개인주의 신앙문화로 훼손되지 않을까 자못 염려될 때가 있다. 

지역교회(local church)가 곧 세계교회(global church)이다. 재림교회의 모든 조직과 행정체계 자체가 세계교회라는 틀 안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곧 지역교회 하나하나가 세계교회이자 제일 선교 현장이다. 한국교회가 정하고 있는 한반도와 부속 도서가 세계선교의 합법적 영토이자 총력을 경주해야 할 세계교회 선교 현장임을 항시 잊어서는 안 된다. – 다음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