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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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을 가입하고 연금을 받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명이 길어지는 등 여러 경우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삶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은퇴 이후를 고민하다
유명 대학을 졸업한 A 씨와 B 씨는 어린 시절부터 오랜 시간을 같이한 친한 친구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A씨는 바로 대기업에 취직하고, B 씨는 공무원 시험을 통해 7급 공무원이 되었다. 20여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50대 초반의 나이가 된 A 씨의 고민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회사의 눈치를 보게 되고, 보이지 않는 압박으로 20년 이상 다닌 회사를 곧 그만두게 될 거라는 생각이 그를 힘들게 한다. 아이들은 이제 대학생이고 막막한 시간들이 계속되고 있다. 반면에 친구인 B 씨는 A 씨와는 다르게 은퇴에 관한 고민은 없다. 정년이 보장되어 있을뿐더러 은퇴 이후의 삶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재 이들의 자녀들은 비슷한 연령으로 이제 대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은퇴하기 전까지 삶을 비교해 보면 A 씨의 삶의 질이 아마도 B 씨에 비해 더 낫지 않았을까?
   B 씨의 자녀들에 비해 A 씨의 자녀들은 과외를 받는 등 보다 나은 환경에서 공부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매월 통장에 들어오는 소득이 공무원인 B 씨보다 대기업에 다니는 A 씨의 소득이 훨씬 많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득이 많았던 A 씨의 은퇴 이후의 삶이 B씨에 비해 더 안정적일 거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통계적으로 볼 때 공무원, 군인 또는 교사처럼 연금을 받는 사람들의 은퇴 이후 삶의 만족도는 다른 직업군의 사람들에 비해 훨씬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공무원은 아니지만 소득을 잘 관리하고 운용하여 더 만족스러운 노후의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공무원과 같은 연금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인 직장 생활을 했던 사람들보다 성실해서 현재 더 편안한 노후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성실해서가 아니라 연금 제도와 같이 정해진 시스템에 의해 그런 결과를 얻게 된 것이다. 연금은 시스템이다. 노후 생활에 안정화를 제공하는 가장 안전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은퇴 이후 삶의 수준을 유지시켜 줄 수 있는 변수가 가장 적은 시스템이다.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방법
나의 은퇴 이후의 삶의 수준은 어떻게 될까? 그 수준을 고려해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과연 은퇴 이전의 삶의 수준을 은퇴 이후에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얼마나 필요할까?
   일반적으로 삶의 수준을 이어 가기 위해서는 소득 대체율이 70% 이상 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소득 대체율이란 연금액이 개인의 생애 평균 소득의 몇 %가 되는지를 보여 주는 비율이다. 연금 가입 기간 중 평균 소득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금액 대비 연금 지급액이다. 월 연금 수령액을 연금 가입 기간의 월평균 소득으로 나눠 구한다. 소득 대체 비율이 50%이면 연금액이 연금 가입 기간 평균 소득의 절반 정도 된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안락한 노후 보장을 위한 소득 대체율은 65∼70%라고 알려져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소득 대체율 40%를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개별적으로 준비하여 30%에 해당하는 자금을 준비해야 현재 삶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월 지출이 500만 원인 사람이 은퇴 이후에는 350만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공적 연금에서 200만 원은 보장한다고 가정하면, 150만 원은 개인연금, 임대 소득 등을 통해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노후에 받을 수 있는 연금의 종류는 다양하다.
   첫 번째 국가에서 지급하는 공적 연금(국민연금, 공무원 연금, 군인 연금, 사학 연금 등), 직장에서 가입한 퇴직연금(일부 회사는 퇴직금으로 지급), 개인이 준비한 개인 연금, 은퇴 이후에 근로를 통해 얻게 되는 근로 연금 그리고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제공하고 지급받는 주택 연금이 있다.
   이처럼 노후 생활을 하기 위한 연금의 종류는 다양하다. 은퇴 이후의 삶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유지할 것인지 확인하고 원하는 삶의 수준을 위한 자금의 유동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본인이 가입한 퇴직 연금 제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도 정확하게 알고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퇴직 연금 제도는 근로자의 노후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 급여(퇴직금)를 회사가 아닌 금융 회사(퇴직 연금 사업자)에 맡기고 기업 또는 근로자의 지시에 따라 운용하여 근로자 퇴직 시 일시금 또는 연금으로 지급하는 제도이다. 따라서 회사가 도산하는 등의 문제가 생겨도 근로자는 금융 회사로부터 퇴직 급여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
   근로자가 재직 중에는 확정 급여형(DB: Defined Benefit), 확정 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 개인형 퇴직 연금(IRP: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중 자신에게 알맞은 유형의 퇴직 연금을 선택할 수 있고, 퇴직 후에는 연금과 일시금 형태 중 선택하여 수령할 수 있다. 금융 회사에 따라 연금 지급 기간 및 방법, 수수료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신중하게 비교한 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퇴직 연금 제도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퇴직 연금 제도에서는 노사가 일시금, 확정 기여형, 확정 급여형 연금 제도를 합의하에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둘째, 확정 급여형의 연금 급여는 일시금 수령 기준으로 현행 퇴직금과 같도록 하고 확정 기여형의 경우 사용자 부담이 현행 퇴직금과 같이 연간 임금 총액의 1/12 이상이 되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초봉이 200만 원인 직장인이 매년 급여가 5%씩 인상되고 20년을 근무한다고 가정한다면, DC형에 가입한 사람은 매년 급여의 1/12을 직장이 지급하지만, DB형의 경우에는 마지막 3개월 평균 급여에 근속 연수를 곱한 금액이 지급된다. 물론 DC형의 경우 투자한 금액의 수익에 대해서는 본인의 것이 되는 장점이 있지만, 만약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DB형보다 적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셋째, 직장 이동의 경우 개인 퇴직 계좌를 이용하여 퇴직 연금을 누적 및 통산할 수 있도록 하였다.
   넷째, 근로자가 있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을 적용 대상으로 하여 퇴직금 제도보다 적용 범위를 확대하였다.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는 2008년 이후 시행하도록 하였다.

연금을 관리하는 가정의 미래는 밝다
평생 직장이라는 의미는 무엇일까? 정년이 보장된 회사가 평생 직장일까? 이런 회사도 정년 이후에는 소득이 발생되지 않는다. 평생 직장의 정확한 의미는 소득이 평생 발생되는 직장이다. 그렇다면 본인이 사망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소득이 발생하는 직장이 과연 있을까?
   대표적인 직장이 바로 공무원이다. 공무원은 퇴직금이 없다. 퇴직금이 없는 대신에 본인 사망은 물론 배우자가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지급한다. 또한 임대 사업자도 평생 직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공무원의 경우 사망할 때까지 기본 연금은 계속 지급되나 임대 사업자의 경우 경제 환경에 따라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모두 공무원이 되라는 의미는 아니다. 개인적인 노력에 따라 그 이상의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힘들게 공부해서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은퇴 이후에 지급되는 연금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평생 직장인 것이다. 은퇴 이전에는 노동을 제공함으로 소득을 얻고, 연금 지급을 위한 기본 조건을 맞추고 은퇴한 경우에는 노동을 제공하지 않아도 일정의 급여가 지급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국가에서 지급하는 연금의 경우 개인연금과 비교해 장점이 두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사망할 때까지 연금이 지급되는 것과(일부 생명 보험 연금의 경우 종신 지급이 가능), 물가 상승률이 반영되어 지급된다는 것이다.
   연금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사망할 때까지 지급되어야 한다. 혹 개별적으로 연금을 가입하는 경우, 종신 지급이 가능한지 꼭 확인해 보아야 한다.
   연금을 가입하고 연금을 받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명이 길어지는 등 여러 경우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삶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을수록 자녀들과 대면 횟수가 많아진다는 자료를 본 적이 있다. 자녀들에게 부모를 만나는 일이 부담되지 않아야 자주 만나러 온다는 내용인 것이다. 떳떳한 인생을 스스로 계획하고 당당한 노후를 보내도록 지금부터 세밀한 은퇴 계획을 세우고 연금 시스템을 체크해 보길 바란다.

정병호
ITX Marketing 건강한상속증여연구소 소장

가정과 건강 8월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