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갈등 전성시대(錢性媤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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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갈등을 극복하고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는 대화이다. 잘 통하면 아프지 않지만 통하지 못하면 아프다. 몸도 마음도 잘 통해야 아프지 않다. 위의 갈등들을 해결하기 위해 재무 대화, 성(性) 대화, 원가족 대화 등을 사용하듯이 그 밖의 모든 문제도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

돈(錢) 때문에…
최근 우리나라 부부들의 갈등과 이혼의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 즉 돈 때문이다. 특히 40~60대 이혼율이 가장 높은 이유도 경제적인 이유임을 알 수 있다. 이 시기가 퇴직 등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에서 부족은 불편을 동반한다. 돈도 그렇다. 돈이 많으면 편해지지만 부족하면 불편하다. 그런 부족의 불편이 관계의 불편함으로 이어져서 갈등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건강한 가정은 부족할 때 오히려 서로를 격려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한다. 수입은 내가 원한다고 많아지지 않는다. 지금 환경과 형편을 비관하기보다는 서로 격려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가지는 것이 사랑의 비결이다. 수입의 부족이 갈등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갈등은 지출의 문제이다. 서로의 소비 성향이 다르기에 이것으로 갈등을 겪는 부부가 많다. 지출은 서로 의논하여 결정하는 습관을 들이자. 얼마 이상의 지출은 서로 의논할 것인지 정하고 그것에 따라 의논하여 지출하는 습관을 들이면 갈등은 많이 줄어들고 경제적으로도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액수를 더 줄여서 아주 작은 것도 서로 의논하여 지출한다면 그 자체가 재무 대화가 되며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길이 된다. 돈은 우리를 편하게는 하지만 행복하게 하지는 못한다. 돈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며 재무 대화를 통해 돈 문제로 다투거나 갈라서지 않도록 하자.

아름다운 성(性)을 위하여
부부 갈등과 이혼의 두 번째 요인은 성(性), 즉 섹스(sex)의 문제이다. 내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의 불륜 그리고 내 배우자와의 친밀하지 못한 성관계가 갈등을 만든다. 우선 부부에게만 허락된 것이 성(性)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인간의 성(性)은 무엇을 할 것인가(What we do?)가 아닌 우리는 누구인가(Who we are?)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인간은 동물과 달라서 행위 자체로 만족을 누리는 존재가 아니라 먼저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사람 됨에서 어긋한 불륜이나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 쾌락만 추구하는 행위는 동물과 다름없음을 인식하자.
   성(性)은 마음 심(心) 변에 날 생(生) 자를 써서 마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따라서 성교(性交)란 부부가 서로 마음을 만들어서 나누는 것이다. 서로 마음이 통하면 자연스럽게 몸도 통하는 법이다. 그런데 마음이 안 통하는데 몸만 통하려고 하니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부부 사이에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한 두 가지 주제가 재무 대화와 성(性) 대화이다. 가장 큰 갈등의 요소이기 때문에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한데 오히려 이 대화는 기피하는 것이 사실이다.
   성(性)은 가장 민감한 부분이라서 대할 때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부부의 성(性)에서 주의 사항을 알아두자.
   첫째, 몸보다 마음이 먼저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둘째, 어떤 순간에도 무기로 사용하지 말자. 때때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성(性)을 도구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성을 팔고 사는 사람들의 행위이다. 예를 들면 설거지를 해 주면 또는 무엇을 사 주면 해준다는 식이다. 부부 상담을 하다 보면 의외로 그런 경우를 자주 듣는다. 그런 일을 겪을 때 당사자는 자신이 매춘을 하는 것과 같은 비참한 마음이 든다고 한다. 부부의 성(性)은 절대로 거래의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
   셋째, 동의되지 않은 성행위는 모두 변태라는 사실을 알자. 부부의 성(性)에서 서로에게 위해가 되는 몇 요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허용될 수 있다. 단 서로 동의되었을 때 가능하다.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방이 거부감을 느끼거나 고통을 느끼는 행위를 강요하는 것은 변태이다. 그러니 서로 대화를 통해 함께 좋고 행복한 성(性)을 만들어 가자.
   넷째, 거절의 기술을 습득하라. 성(性)은 서로에게 발가벗은 것이기에 자칫 잘못하면 상처도 깊을 수 있다. 특별히 거절할 때 조심하지 않으면 큰 상처와 나쁜 감정으로 이어진다. ‘귀찮아, 저리 가, 피곤해, 짐승이야?’ 등과 같은 경멸의 언어는 상대에게 치명적 상처로 그리고 서로에게 깊은 관계의 단절로 이어지는 요인임을 잊지 말자. 거절할 때는 거절의 이유를 친절하게 이야기하라. 그리고 다음 시점을 정해서 언급하라. 예를 들면 “여보, 미안한데 오늘은 내가 많이 힘들어서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일 저녁에 하면 좋겠어요.”라고 하면 상대방도 거절당했다고 기분 나빠 하지 않을 것이다. 서로의 배려로 추함이 아닌 아름다운 성(性)이 되기를 바란다.

성격 차이
부부 갈등과 이혼의 세 번째 이유는 성격 차이이다. 자기와 다른 성격이 좋아서 결혼했는데 살다 보니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서로 성격이 다른데 잘 사는 부부도 있고 힘든 부부도 있다. 차이가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어떻게 대하는가 하는 관계의 문제이다. “파도를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파도타기를 배울 수는 있다.”라는 미국 속담이 있다. 파도는 차이에 의해 발생한다. 누군가는 파도를 두려워하지만 서퍼들은 파도가 클 수록 그 파도를 즐긴다. 성격도 그렇다. 그 차이를 두려워하거나 피하기보다는 배워서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그 사람에게도 이유는 있다. 사람의 성격은 대부분 영유아기에 완성된다. 그 사람이 아닌 부모나 주 양육자에 의해 만들어진다. 성격이 이상한 사람은 그런 부모 밑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다가 그런 성격이 된 것이다. 그러니 이상하다 생각하기 이전에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측은지심을 가지고 이해하는 노력을 해 보자.
   좋은 성격과 나쁜 성격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닌 내가 어떻게 판단하고 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면 좋은 성격이 되는 것이고 싫어하면 나쁜 성격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성격 차이를 탓하기보다는 서로의 사랑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자. 특별히 신혼부부들은 자신이 어린 시절 자라 온 원가족에 대해 서로 깊이 대화를 나누기를 바란다. 자신의 성격은 원가족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서로를 아는 만큼 이해하고 이해하는 만큼 사랑할 수 있음을 알자.

시처(媤妻) 갈등
부부 갈등과 이혼의 네 번째 이유는 시집과 처가 사이에서 일어나는 고부 갈등과 장서 갈등이다. 특히 신혼부부 사이에서 크게 일어나는 갈등이다. 결혼은 단지 둘만의 결합이 아닌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기에 새로운 관계 설정에 어려움을 겪는 부부가 많다. 요즘은 효(孝) 문화가 많이 옅어져서 서로의 부모에 대해 예전처럼 생각하지 않기에 서로의 기대가 어긋나서 갈등이 발생한다. 세상이 변해도 효의 가치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 그렇지만 그 무엇보다 우선은 부부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서로 사랑하며, 사랑하는 내 배우자가 존재할 수 있도록 하신 부모님께 감사의 예를 다하자. 특별히 부모 세대는 내 자녀를 낳아서 점점 독립적인 존재로 양육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임을 잊지 말자. 아이가 자랄수록 자녀 스스로 할 수 있는 독립적인 아이로 양육하고 대학교에 입학하면 경제적인 독립을 이룰 수 있도록 미리 가르치며 그 이후 물리적인 독립도 이루게 하는 등 떨어질 연습을 하자. 아이가 다 성장했는데도 자꾸 치마폭 안에 아이를 두니 결혼 후에도 독립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특별히 젊은 시절부터 부부 관계에 더 많은 신경을 쓰자. 부부 관계가 좋지 않은 시부모와 처부모 사이에서 고부 갈등과 장서 갈등이 더 크게 일어난다. 본인 부부 사이에 좋은 관계 맺음이 안 되기에 자녀들에게 더 의존하게 되어서 자녀들이 결혼한 후에도 관계의 끈을 놓지 못하고 더 깊이 관여하기에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부디 결혼으로 맺어진 더 풍성한 가족 관계가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되도록 서로 노력하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

대화(對話)가 필요해
부부 갈등을 극복하고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는 대화이다. 잘 통하면 아프지 않지만 통하지 못하면 아프다. 몸도 마음도 잘 통해야 아프지 않다. 위의 갈등들을 해결하기 위해 재무 대화, 성(性) 대화, 원가족 대화 등을 사용하듯이 그 밖의 모든 문제도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 그리고 가장 좋은 대화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사랑 그리고 봉사임을 잊지 말자. 흔히 많은 사랑은 혀끝에 있고 참사랑은 손끝에 있단다. 말로만의 소통이 아닌 서로 봉사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부부가 될 때 그 가정은 갈등 아닌 사랑을 이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더 깊은 대화로 부부가 나이가 들수록 적(敵)이 아닌 정(情)이 쌓이게 되기를 바란다.

장사열
서울시 노원구가족센터 센터장

가정과 건강 9월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