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국연합회 제36회 총회는 ‘언택트’ ‘분산’ ‘하루’ 총회였지만, ‘방역 총회’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
총회 준비위원회는 안전하고, 은혜로운 총회 개최를 위해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준비위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면서도, 총회를 차질 없이 치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각 분야별로 철저한 방역 시스템을 가동했다. 모든 절차와 과정에 바이러스 차단이 우선이었다.
먼저 삼육대 대강당에서 진행하려던 당초 계획을 변경해 별내교회와 천성, 퇴계원, 송산전원 등 4곳의 사이트로 분산함으로써 집합인원 밀집도를 대폭 낮췄다. 이 때문에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 등 기술적 부담이 발생했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유기적으로 병합해 운영할 수 있었다.
혹시 모를 감염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인사는 악수 대신 목례로 하도록 했으며, 지방에서 올라온 대표들을 위한 숙소도 1인 1실로 배정해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했다.
각 사이트 현장에선 등록부터 귀가까지 대표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했다. 입구에 비대면 체온인증 스마트 출입통제 시스템 기기를 설치해 모든 인원의 발열 상태를 체크하고, 출입명부를 기록했다. 등록은 1미터 이상 거리를 떼고 줄을 서도록 안내했으며, 명찰에 노란색 스티커를 붙여 검사 여부를 분류했다.
마스크 착용에 예외는 없었다. 입장 시 마스크가 얇거나 면, 필터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미리 준비한 KF94 인증마스크로 교체하도록 했다. 등단자는 물론, 발언자와 특창 출연자까지 모든 사람이 식사 시간 외에는 마스크를 벗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일부 발표자가 “호흡 곤란”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잠깐의 시간도 허용되지 않았다. 한 찬미인도자는 청중들에게 “비말 전파를 막기 위해 찬양을 ‘마음으로’ 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신임 임원진 언론 인터뷰나 사진 촬영도 이례적으로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진행했다.
모든 마이크에는 방역포를 씌워 오염물질을 줄였다. 발언대 사이에는 테이핑을 해 앞 사람과 일정 거리를 둘 수 있도록 유도했다. 손소독은 기본이었다. 회의장 곳곳에 소독제를 비치해 수시로 사용하도록 했다. 투표 시에는 개인별로 일회용 비닐장갑을 지급해 만약의 감염을 예방했다.
식사는 도시락으로 대체했다. 좌석 간 일정 거리를 두고 한 방향으로 앉아 먹도록 했으며, 도중에는 대화를 삼가도록 했다. 심지어 저녁식사는 아예 제공하지 않았다. 점심시간엔 회의장 전체를 일괄 소독했다. 이 과정에서 송산전원교회의 방역이 예상보다 늦어지며 의회 속개가 5분가량 지체되기도 했다. 의장단은 “4곳의 장소에서 나눠 진행하다보니 예상 못한 불가피한 사정도 발생한다”며 대표들의 양해를 구했다.
자리를 같이한 대표자들도 각별히 유의하는 모습이었다. 대표들은 만일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적극 협조했다.
박희만 목사(동두천교회)는 “거리두기 지키기가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모두의 건강을 위해 상호간 대화와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이례적 상황에서의 총회지만, 방역에도 최선을 다하는 등 사전 준비를 매우 잘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현재 서울대 대학원에서 보건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신정훈 집사(청년대표 / 천성교회)는 ‘보건학 전공자로서 이번 총회에서 방역 준수가 잘 이뤄졌다고 보는가’란 질문에 “솔직히 회의 중간이나 점심시간에 대대적으로 소독할 줄은 몰랐다. 정말 훌륭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명득천 목사(사릉중앙교회)는 “방역을 강화하는 등 안전에 무척 신경 쓴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는 안도감이 들고, 한편으로는 관계자들의 책임감이 느껴진다. 그런 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딛고 개최한 이번 총회는 앞으로 우리가 어떠한 상황에 놓일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게 하는 매우 소중한 기술적, 경험적 산지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